블로그 개설

2000년 중반이었던 것 같다. RoR(Ruby on Rails)가 흥하면서, N분만에 블로그 만들기가 유행했다. 데이터 모델링부터 레이아웃, 라우팅, 스타일링에 서버띄우기까지 N분만에 가능했다. 아주 놀라웠고 몇 번 따라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N분만에 블로그 만들기는 웹프레임워크 접근성의 표준이 되었다.

이제는 "AI의 시대"라고 하면 너무 옛날 사람 같다. 근 몇 년만에 AI없이 개발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나도 chatGPT며, Cursor, windsurf, Cline 등을 열심히 써보고 있다.

당연히 블로그도 만들 수 있겠거니 했다. 새벽에 좀 일찍 깨었고, 그래 오늘 블로그나 한 번 만들어 보자 생각했다. 시작하기 전까지 github pages를 쓴다는 계획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AI를 쓰면 빨리 하겠지 라는 생각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Cursor를 켜고 gatsby, jekyll, hugo 등을 열거하고 내 개발 수준을 말했더니 next.js + SSG 형태의 블로그를 추천했다. 생각지 못한 선택지인데 추천에 만족했다. next.js를 최근에는 실무에서 잘 안쓰고 있기 때문이었다.

typescript, tailwindcss를 쓰는 기본 보일러플레이팅부터 시작했다. 데이터를 모킹하듯이 더미로 만들길래 contentlayer를 써보자고 했다. 물 흐르듯 데이터를 옮기고 설계를 바꿔갔다. 중간에 Cursor의 yolo모드로 바꾸었더니 알아서 npm install, npm run dev를 하며 오류를 고쳐나갔다.

'blog' 라우터를 만들더니 자연스럽게 'about'도 만들더라. 내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했던가? 그럴싸한 소개말까지 써놨다. 몇가지 내용을 바로 잡았다. 물론 프롬프트로.

그럴싸하게 로컬 블로그가 완성될 즈음에 github pages에 배포할 수 있는 github action workflow도 만들어 주었다.

이 글을 쓰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RoR로 블로그를 띄우던 20대 그때의 흥분이 잠시나마 느껴졌다. 이제 글만 쓰면 된다. 발행할 것이 좀 있을까나.. 그동안 써오던 obsidian을 뒤져봐야겠다.